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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Sleep)리뷰. 2023.9.06 미스터리 - 유재선 감독

아니이선생 2023. 9. 1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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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미스터리다. 마지막 부분은 아직도 미스터리다. 

 

박스 오피스 1위를 하고 있는 잠(Sleep)을 보러 갔다.  

신혼부부인 '현수(이선균)'과 '수진(정유미)'가 함께 살고 있는 아파트가 주 공간적인 무대였다. 어느 날 잠이 들었다가 깬 수진이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현수를 본다. 현수가 갑자기 '누가 들어왔어'라는 말을 한마디 던지고는 그대로 잠들어 버린다. 

 

장르가 공포라고 생각했던 나는 그때부터 눈만 껌뻑껌뻑 그리고는 숨을 죽였다. 곧 무서운 장면이 나올 테니까. 일어난 수진은 임산부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집안은 덜컹덜컹 거리며 소리를 냈다. 혹시 강도가 든 것인가? 어디 숨어있지? 소리가 들리는 베란다로 수진이 걸어가는 것을 보았을 땐, '왜 거기로 가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신 발 한 짝이 문에 끼여 있었고, 어둠 속에 찾은 것은 이 부부가 키우는 애완동물. 그리고는 날이 밝았다. 

 

예상외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히지만 그날 이후부터 남편인 현수는 잠이 들면 이상행동을 보이고, 잠에서 깨어날 줄 몰랐다. 자면서 일어나 돌아다닌다 든 지, 냉장고를 열어서 음식을 꺼내먹는다든지, 창문을 열고 무의식 중에 창문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던지 등의 행동을 보이면서 이 부부 사이에 '뭔가 문제가 생겼구나'라고 보여준다. 

현수는 병원을 찾아가고 수면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약을 처방받아서 복용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는 와중에 남편인 현수가 잠이들때마다 보이는 이상행동 때문에 아내인 수진은 점점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

 

수진을 정신적으로 터트리는 사건은 '애완견 냉동고 사건'. 깜박 잠이 들었다가 깨어난 수진이 애완견을 찾은 곳. 남편의 탓이 아니라고 말은 했지만 쉽사리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사건이 수진의 마음 한 곳에 남아있는 도중 수진의 출산을 하게 된다.   

 

 공간적인 배경이 되는 두 부부의 아파트. 한 공간에서 생명이 삭제되고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났다. 수진은 자신이 사랑하는 남편이지만 잠이 들면 다른 사람이 되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아기에게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과 공포가 점점 더 수진을 압박한다. 수진의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남편인 현수가 하는 행동이 무서웠는데 전세가 역전이 되어 수진이 무슨 짓(?)을 벌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더 무서웠다. 

친정 엄마가 데려온 무당이 수진의 약한 부분을 파고 들어가 크게 자리잡아 버렸기 때문이다. 갑자기 영화는 수면장애가 있는 남편이 귀신 씐 남편으로 둥갑하게 되고, 귀신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아기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안절부절못하는  수진의 모습을 담아내게 된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고 했던가. 섬뜩섬뜩한 수진의 모습이, 하지만 아기를 지키기위해 엄마로써 (귀신씌인)남편을 위협하는 수진의 행동을 공감하게 되는 내가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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