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여행가/inside of Korea - 국내

기장 아홉 산 숲(입장료 5,000원) - 가을 나들이

아니이선생 2021. 9. 27. 14:52
728x90

주말에 날이 좋아서 기장으로 나들이를 갔다. 가을 날씨라고 하기에는 아침에는 햇살이 따뜻했고, 따뜻하다 못해 조금 더웠고, 그리고 구름이 많이 껴서 그런지 반팔 차림으로 돌아다니기에는 좋은 날씨였다. 

 

기장 아홉산 숲으로 산책을 갔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슬리퍼를 신고 산을 한 바퀴 돌았다. 운동화를 신고 갔어야 했다. 내가 본 모든 사람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산에 슬리퍼를 털털 끌고 온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아.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것. 입장료 1인당 5,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카드결제 가능) 아홉산 숲은 2015년도부터 개방을 하였다고 한다. 개인산이기 때문에. 그전에는 아마도 산을 가꾸었던 것 같다. 

 

안내지도를 하나 받아 들고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가는 곳곳에 안내 화살표가 있어서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이 마주칠 일은 없다. 계속 앞으로 전진. 

 

 

 

 

가족단위의 나들이객이 많았으며, 연인과 온 사람들도 보였다. 단체 관광 온 사람들도 물론 보였다. 

산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다 보면 대무들이 점점 많아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푸른 대나무를 구경하기에는 봄, 여름, 가을이 좋은 것 같다. 겨울은 음.. 개인적으로 날이 추우면 어디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 

 

 

아홉산 숲을 걷고 있으면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보게 되는데, 좋은 점은 나무에 이름표를 붙여 놓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 이 나무의 이름은 이거구나, 저거구나 하면서 돌아다니게 되는데, 나중에 되면 음.. 이나무가 이나무.. 저 나무가 저 나무 같기는 하다. 그런데 기억에 나는 나무가 있다. 금강송. 

 

소나무들을 너무 이쁘게 키워 놓았다. 가지치기를 멋지게 해서 금강소나무들이 키가 멀대같이 컸다. 역시 가꾼 나무와 가꾸지 않은 나무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 이쁜 가지를 가졌느냐와 못난이 가지를 가졌느냐의 차이인데 그것이 생각보다 크다. 

 

소나무가 얼마나 크냐 하면.. 옆에 지나가는 사람이 정말 소인으로 보일 정도였다. 이 금강송 군락을 왼쪽으로 끼고 조금만 올라가면 표지판이 나온다. 드라마 촬영지. 그 말은 대나무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겠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이 넓은 대나무 숲 사이를 걸어 다니는데, 다행인 것은 대나무가 그렇게 촘촘하게 빼곡히 자라지는 않아서 발 디딜 틈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에 대나무를 비어야 한다면 밑동부터 평평하게 잘라서 걷기에 위험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린아이들도 잘 걸어 다녔다.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기에는 좋은 곳인가 보다. 

빼곡한 대나무와 소나무를 보다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아주 작은 틈 사이로 높은 하늘이 보였다. 

산의 나무 사진을 이렇게 많이 찍은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편백나무 숲을 돌아서 내려가면 절반쯤 본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산을 직선거리로 돌아다녔다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겠지만 길을 구불구불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한 바퀴 돌아보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것도 슬리퍼로. 

이제 거의 끝이겠지 했을 때, 나타난 두 갈래 길. 평지 대밭(2 대숲 입구)이 보이고, 관미현(나가는 길)이 보인다. 끝까지 걸어 보기로 했다. 끝없는 대나무 길이 나타났다. 내리막 길일 때는 괜찮았는데, 음.. 오르막 길로 올라가니까 등과 머리에 땀이 났다. 

곧 도착하겠지 생각하고 나서 15분에서 20분 정도를 더 내려오면 드디어 금강송군락이 다시 보이고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숲 속 산책도 끝이 난다. 다행이었다. 

 

내려오는 길에 관미현 쪽을 둘러서 출구로 나오게 되어 있는데 아마도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들이 섞이지 않도록 동선을 구상한 것 같았다. 오래된 집에서 사진을 찍고 있자니 예전에 대만에서 들렀던 오래된 집이 생각났다. 진짜 느낌이 비슷하였다. 집 안마당에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한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728x90